꽃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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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나뭇가지가 눈송이에 뚝뚝 부러지는 달
얼음 얼어 반짝이는 달

2월
물고기가 뛰노는 달
홀로 걷는 달
삼나무에 꽃바람 부는 달

3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암소가 송아지 낳는 달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

4월
삶의 기쁨을 느끼는 달
머리 밑에 씨앗을 두고 자는 달
거위가 알을 낳는 달

5월
들꽃이 시드는 달
말이 털갈이하는 달
오래전에 죽은 자를 생각하는 달

6월
옥수수 수염이 나는 달
더위가 시작되는 달
나뭇잎이 짙어지는 달

7월
사슴이 뿔을 가는 달
천막 안에 앉아 있을 수 없는 달
들소가 울부짖는 달

8월
옥수수가 은빛 물결을 이루는 달
노란 꽃잎의 달

9월
사슴이 땅을 파는 달
풀이 마르는 달
작은 밤나무의 달
옥수수를 거두는 달

10월
시냇물이 어는 달
큰바람의 달
잎이 떨어지는 달

11월
물이 나뭇잎으로 검어지는 달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
만물을 거두어들이는 달

12월
침묵하는 달
무소유의 달
늑대가 달리는 달

정말 듣기만 해도 고개가 끄덕여지고, 사랑스러운 한 달, 한 달이 느껴진다
자연과 가장 조화로운 삶의 방식으로 살아왔던 그들...
오늘날 그 후손들이 백인들이 약탈해 간 그들의 땅에서,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지정받아 살고 있다는 것은 정말 역사의 어처구니없는 아이러니다.

배내과란 이름의 병원, 일산백병원근처 공원을 건너 조금만 걸어가면 2층짜리 꽤 넓은 상가건물이 있다.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서민풍의 소박함을 물씬 풍기는 상가 사이에 배내과는 있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의사선생님을 운명적으로 만날 줄이야.....
간호사의 환한 미소부터, 다영이 딸아이에게 친절하게 말을 거는데 예감이 참 좋았더라~~~~~

의사선생님께 진료실에 들어가 함께 인사드리고 선생님을 쳐다보는 순간 편안해지는 우리들!!!
눈을 크게 뜨며 반색하신다.
다영이 코가 염증이 생겼고 잘 낫지를 않아서 찾게 되었는데,, 선생님은 농가진이라고 하신다.
보통의 의사들은 물을 때 환자의 눈을 지긋이 쳐다 보지 않고 말할 때도 아주 무미건조하게 하는 게 특징인데.....
또 어떻게 왔냐고 의사 자신이 물어놓고 조금만 자세히 말할라치면 손사래를 흔들며 질색을 한다.
말도 끝내기 전에 못하게 하는 경우는 무슨 경우일까?
대한민국의 의사들은 스스로를 굉장히 지적이고 폼나는 직업쯤으로 여기는 것인지 말할 때 절대로 경청하는 법이 없다
딱딱하고 굳은 얼굴에 어린 그들의 권태를 읽노라면 이 병원에 내가 왜 왔나 할 정도로 스스로 무안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 만난 그분은 내가 만난 의사 중에 가장 멋진 사람,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오직 한사람처럼 여겨졌으니.....

꽃다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