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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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내과란 이름의 병원, 일산백병원근처 공원을 건너 조금만 걸어가면 2층짜리 꽤 넓은 상가건물이 있다.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서민풍의 소박함을 물씬 풍기는 상가 사이에 배내과는 있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의사선생님을 운명적으로 만날 줄이야.....
간호사의 환한 미소부터, 다영이 딸아이에게 친절하게 말을 거는데 예감이 참 좋았더라~~~~~

의사선생님께 진료실에 들어가 함께 인사드리고 선생님을 쳐다보는 순간 편안해지는 우리들!!!
눈을 크게 뜨며 반색하신다.
다영이 코가 염증이 생겼고 잘 낫지를 않아서 찾게 되었는데,, 선생님은 농가진이라고 하신다.
보통의 의사들은 물을 때 환자의 눈을 지긋이 쳐다 보지 않고 말할 때도 아주 무미건조하게 하는 게 특징인데.....
또 어떻게 왔냐고 의사 자신이 물어놓고 조금만 자세히 말할라치면 손사래를 흔들며 질색을 한다.
말도 끝내기 전에 못하게 하는 경우는 무슨 경우일까?
대한민국의 의사들은 스스로를 굉장히 지적이고 폼나는 직업쯤으로 여기는 것인지 말할 때 절대로 경청하는 법이 없다
딱딱하고 굳은 얼굴에 어린 그들의 권태를 읽노라면 이 병원에 내가 왜 왔나 할 정도로 스스로 무안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 만난 그분은 내가 만난 의사 중에 가장 멋진 사람,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오직 한사람처럼 여겨졌으니.....

다영히 콧속에 보라색 물약을 면봉으로 발라주시곤 내게도 그리 하루에 세 번 발라주라 하신다. 그리곤 또 면봉을 지긋이 바라보시며 휴지통에 던지면서 한 마디하시는데,
"면봉은 이렇게 휴지통에 넣으면 되는거야"
그 모습이 얼마나 천진난만하든지 울 다영이 함박웃음 짓고, 나도 따라 벙글벙글....

예쁘게 인사하면서 나오는 우리 딸이 하는 말,
"엄마, 정말 의사선생님이 맘에 들어요^^ 다음에 또 와요.. 젤 재밌었던 건 면봉을 휴지통에 넣는거라며 말씀하실 때에요.. 키킥한다. 나도 덩달아 유쾌하게 웃으며 집으로 돌아왔으니.....

그런 병원의 선생님이 환자가 별로 없다는 건 오히려 이상했다.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요즘엔 좀 더 크고 좀더 멋지고 좀더 최신식기계가 즐비한 병원에 사람들이 몰리니까.
암튼 시간이 많이 널려있다해도 환자와 보호자를 인격적으로 대접해 준 의사선생님은 내가 보질 못했는데,나에겐 그분과의 만남이 기대되었다.
며칠 후에 다시 병원갈 생각에 설레임과 기대감이 들 정도로 난 그분의 어릿광대같은 표정과 진지한 진료에 푹 빠졌다.

꽃다지에게

잘 주무셨슈~?^^

축하해 주시구려....^^ 드뎌 캄캄하던 위키위키가 희미하게 보여지기 시작했슴돠~^^ 헉~! 깜깜한 위키를 더듬고 다니느라 시간이 벌써 이리됐네....클났다~! " 네~~~~~~!! 어머니~~! 저 내려가요.....^^ --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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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할 권리

노혜경

잔잔하게 눈물 흘릴 권리하며,
많은 위로를 받으며 흐느껴울 권리.
핑핑코를 풀어대며 통곡할 권리

지나친 욕심일까- 그러나
울어보지 못한것이
언제부터 였는지 모르겠다

한 번도 소리내어 울지 못하고
아니야 울고 싶은 마음조차 먹지 못하고

천원짜리 지폐 몇 장을 마련하여
눈물나는 영화를 보러가서는

남의 슬픔을 빙자하여 실컷실컷 울고 오는
추석날의 기쁨.

고작 남의 울음에 위탁한 울음
하도 오래 살았더니 울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그러니 누가 나를 좀 안아다오.
그 가슴을 가리개 삼아
남의 눈물을 숨기고 죽은듯이 좀 울어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