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혜경

슬퍼할 권리를 되찾고 싶어

잔잔하게 눈물 흘릴 권리하며,
많은 위로를 받으며 흐느껴울 권리.
핑핑코를 풀어대며 통곡할 권리

지나친 욕심일까- 그러나
울어보지 못한것이
언제부터 였는지 모르겠다

한 번도 소리내어 울지 못하고
아니야 울고 싶은 마음조차 먹지 못하고

천원짜리 지폐 몇 장을 마련하여
눈물나는 영화를 보러가서는

남의 슬픔을 빙자하여 실컷실컷 울고 오는
추석날의 기쁨.

고작 남의 울음에 위탁한 울음
하도 오래 살았더니 울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그러니 누가 나를 좀 안아다오.
그 가슴을 가리개 삼아
남의 눈물을 숨기고 죽은듯이 좀 울어보게

=== 이끌림===

*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지하묘지에 적힌 글 *

내가 젊고 자유로워서 상상력에 한계가 없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 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좀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내 시야를 약간 좁혀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마지막 시도로
나와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자리에 누운 나는 문득 깨닫는다.

만약 내가 내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을.

그리고 누가 아는가,
세상까지도 변화되었을지!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모든 것은 내 안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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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행복을 부르는 법칙이란 책을 읽고 있다.

행복도, 불행도 우리 마음에서 마음대로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했던 순간 순간의 감동을 주었던 책...

이 시에 내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내가 가장 생각하며 사는 내안의 의식..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내 안의 혁명부터 시작할 일이다..

아까 오전에 길바닥에서 숨을 헐떡거리며 바둥대던 고추잠자리가 생각난다.
아주 어어쁘게 생긴 그 잠자리는 날지 못하고 박제된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돌멩이처럼 놓여 있었다.

혹시 하는 마음에 날개를 살짝 건드려 보았는데 살아 있었다. 얼른 손을 떼었는데, 날지 못하고 다시 버둥거리며 뒤집혀서 힘들어 한다.

그러다가 움직임이 멎는다. 사람들 발에 밟혀 사라지는 것보다 풀밭에서 마지막을 맞으라는 생각으로 다시 날개를 잡았다.

그런데,, 살아있다. 얼른 손가락을 날개에서 뗀 순간 고추잠자리는 푸른 하늘로 높이 높이 날아가지 않겠는가?

정말로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푸르름을 담은 채 이 가을에 나에게 눈부신 설레임을 안겨 주었다.

그리고 고추잠자리는 내 눈앞에서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내앞에서의 일, 난 그것을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 고추잠자리는 바로 내안의 또 다른 모습의 나였던 것은 아닐까?

내가 고추잠자리에게 마음을 준 것은 ,, 내 눈에는 고추잠자리가 그저 고추잠자리로 보이지가 않았던 것을.

나에게 죽음같은 마음이 찾아왔을 때 자기처럼 날아오르라고 가르쳐 주고 떠난 나의 스승.
사람보다 더욱 날 강렬하게 사랑하고 떠난 고추잠자리...

생명의 신비여, 존엄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