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보는 비행물체 자이로. 비행기도 아니고 헬리콥터도 아니다. 둘의 장점을 모은 것도 아니어서 수직 이착륙도 불가능하고 정지 비행도 안 된다. 고장난 중고품을 미국에서 구입해 왔다는데, 기술 좋은 사장님이 시운전하는 중이다.
주인(들)은 처음에는 프로펠러만 돌아가면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기어 갈아 끼워 고쳐 놓으니, 지상 주행만이라도 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비행물체가 사고가 많다는 풍문이 있고, 딸려온 매뉴얼도 없어서 조심조심 만질 수밖에 없는데, 지상 주행이 가능해 진 지금은, "한번만 떠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한다고.
펄사라는 이름의 초경량항공기(ULP). 시속 400 킬로 정도 된다고 들은 것 같다. 2인승 저익기인데 상당히 작아서 캐노피를 닫을 때에는 머리를 숙여야 했다.
촬영 때는 이보다 작은 것(ULM)과 이보다 약간 큰 것(ULP)을 타본 적이 있는데, 비행은 정말 재미있다. 여객기는 무미건조하지만 작은 비행기들은 절로 즐거운 웃음이 나온다. 특히 뚜껑 없이 바로 바람 맞으며 타는 비행기 ULM(그러니까 행글라이더에 엔진을 얹었다고 생각하면 쉽다)이 가장 신난다. 새가 된 기분 바로 그것.
